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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058 박정수 | 2007-06-19 오후 4:02:40
[감상기] 시간을 달리는 소녀 - 왈가닥 소녀의 시간 뛰어넘기

시간을 달리는 소녀

왈가닥 소녀의 좌충우돌 시간 뛰어넘기




1.코믹,청춘,멜러,성장,여기에 SF적 요소까지

고교생들의 일상과 우정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기본적
으로 성장 영화일 것입니다. 여기에 학창 시절에 누구나 느꼈음직한 첫사랑의 설
레임이나 사랑과 우정 사이를 미묘하게 흐르는 애틋한 감정을 아주 밝고 건강하
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청춘 멜러물의 공식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에피소드의 원천인 타임리프라는 일종의 타임머신 소재를 이야기의
중심 축으로 설정해 놓은 탓에, 이 작품은 SF적인 요소까지 망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말처럼 SF적인 요소를 도입만 했을 뿐, 자체로 SF
적인 작품은 아닙니다.

남녀 학생들의 학교 생활에서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들을 코믹한 분위기로 그려
내고 있기에 타임리프라는 설정만 빼면 상당히 리얼하고 현실적인 느낌으로 다가
옵니다.


2.왈가닥 소녀의 중성적인 매력?

보통 저패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의 특징은 대체적으로 두가지로 나뉘어
지는 듯 싶습니다. 환상적으로 예쁘거나 아니면 꼬집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거나.
그런데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마코토에게서는 이런 특징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
다.

딱히 이쁜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참한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지
극히 평범해 보이는 캐릭터로 지난해 일본 애니메이션계를 석권하다시피 했다는게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마코토에겐 얼굴이나 몸매, 둘 중 하나도 제대로 받쳐주
는게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작품에 몰입할수록 굉장히 귀엽게 보이는
매력이 있습니다.

즉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왈가닥 소녀의 그 천방지축한 행동에 왠지모르게 이끌리
는 묘한 느낌을 받습니다. 가까운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을 지켜주기 위해 필사적
으로 내달리며 타임리프를 통해 이리저리 뒹구는 마코토의 모습들은 약간 우스꽝
스럽긴 해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또 사랑스럽습니다. ^^

남학생 둘과 함께 글러브를 끼고 캐치볼을 하며 지낼 정도로 마코토는 활동적이다
못해 씩씩한 소녀입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타임리프를 통해 자기 일상의 사
소한 것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타임리프를 소비합니다. 하지만 미처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외면했던 친구의 짝사랑을 발견하게 되자,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 보이지 못했던 그 바보같은 상황을 바꾸기 위해 또다시 맹렬하게
달리기 시작합니다.

천방지축 날뛰던 장난꾸러기 소녀가 흡사 첫사랑에 눈을 뜨는 과정이 무척 흥미진
진하고 또 박진감있게 진행됩니다. 그런 일련의 에피소드를 거치면서 마코토가 성
장해가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코믹하게 그려낸 작품이 바로 <시간을 달리는 소녀>
라는 생각입니다. 여기에서 타임리프는 무슨 SF적 장치라기 보다는 소녀가 성장해
가는 과정을 뒷받침하는 일종의 매개체와 같은 역할.


3.흔들리지 않는 하나의 시간대, 하지만 그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비록 타임리프라는 타임머신을 통해 시간대를 오가고 있지만, 모든 사건은 하나의
시간대 위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과거로 시간을 건너뛰어도, 새로운 사
건에 따라 시간이 뒤죽박죽 엉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설정을 함으로써 상황은 바뀌고, 결정적으로 사람의 마음도 바뀌게
됩니다. 늘 곁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곁에 있던 사람이 멀어져 갈 때 느끼
게 되는 후회와 아픔은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터. 영화는 그러한 상황의 변화에
따른 감정의 변이를 무척 세밀하게 추적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 사람, 그 상황에 충실할 수 있다는 안타까움에 소녀
는 끊임없이 달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마음을 감추기 위해서 달렸다면, 이제는 마
음을 열어보이기 위해 달립니다. 끊임없이 시간을 되돌리지만 결국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을  새삼 되돌아볼 수 밖에 없습니다.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을 안다면 그 시
간에 충실해야 한다는게 이 작품의 주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4.야구와 자전거 그리고 건널목

한 소녀와 두 남학생, 흡사 무슨 삼총사처럼 셋이 어울려 다닙니다. 그러나 흔해
빠진 삼각관계는 아닙니다. 어떤 특별한 감정보다는 친구이자 동료로써 너무나 각
별한 그런 관계. 마코토는 방과후 두 남차 친구 사이에서 야구를 하며 지내는 사
이. 친구들이 던져준 볼을 캐치하고 방망이로 휘두를 정도이니, 보통의 새침한 여
학생들과는 차원이 다른 소녀.

하지만 마코토가 남자 친구와 캐치볼을 하는 장면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셋이 함
께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야구인데, 영화에선 그런 장면이 아주 많이 나옵니다. 셋
이 붙어 앉아 시시껄렁한 잡담이나 하는 것보다 이렇게 함께 몸을 풀며(?) 노는
장면이 참 인상적입니다. ^^ 이 작품에선 세 사람의 우정이 이렇게 표현되고 있습
니다. 셋 중 누구라도 빠지면 사실상 성립되기 어려운 캐치볼이라는 느낌인데..

그리고 마코토는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하는데, 타임리프를 위해 달리기도 하지
만 기본적으로 마코토는 자전거로 달리는 소녀입니다. 뒷골 땡기는 남자친구의 고
백도 자전거 위에서 이루어지고, 건널목 사고도 결국 자전거의 브레이크 고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에서 자전거는 단순한 소도구가 아니라 영화의 주요
사건을 연계시켜주는 어떤 상징적인 기물 같다는 느낌입니다.

자전거와 더불어 건널목도 영화에 자주 등장합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서 다 얘기
할 수는 없지만, 건널목은 이야기의 끝이 아니고 시작입니다. 미숙했던 어린 시절
을 벗어나 좀더 넓게 세상을 볼 수 있게 만드는 진정한 타임리프와도 같다는 생각
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배경에 불과한 건널목이 이런 의미를 담고 있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보시길..)

결국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도구, 설정 등은 어느 하나 뺄게 없습니다. 모
두가 영화 속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사건의 전개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
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극영화 못지 않게 정말 탄탄한 구성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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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 원작 소설은 조금 지루하고 평이하다고 느꼈는데.
애니는 확실히 다르더군요. 기본 플롯만 같을뿐...
재밌는 에피소드들을 추가해 원작보다 훨씬 더 잘 풀어나간 느낌입니다.
더불어 애니 상영 내내 흐르던 음악들도 너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
07-06-21  
박정수 윤님도 이거 보셨군요.. ^^ 강변 CGV에서 봤는데 애니메이션
임에도 왠만한 영화보다 관객들이 많더군요.. 거의 매진 분위기
에서 봤습니다. ^^
07-06-21  
서하경 최근에 본 애니중 가장 흡족했었습니다^^ 07-07-02  
박정수 드디어 <시간을 달리는 소녀> 출시 일정이 떴습니다.. 정말 반갑
습니다..^^ 일단 스펙만 보면, 3디스크 일본판이 부럽지 않을 수
준 같습니다.. CJ가 이런 패키지를 낼 때도 있네요.. CJ 홧팅~! ^^
07-09-05  
오혜문 오랜 시간을 기다려 택배받은 보람도 무색하게 몇개월을 박아뒀다가 봤는데.... 맨 마지막 장면에서 울뻔 했습니다;ㅁ; 마코토가 귀여워서요(<) 하지만 약간 허전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 07-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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